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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: 서형준 | 공간 디렉터 · 투자자 · '언헤븐트' 유튜브 채널 운영

“몇 번 유찰됐다고 해서 내가 실패한 건 아니었다.”

처음으로 경매에 도전했을 때, 나는 이미 여러 번 유찰된 물건을 노리고 있었다. 입지나 구조가 다소 애매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, 리모델링으로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. 하지만 결과는 유찰도 아닌, 경쟁 탈락. 예상보다 훨씬 많은 입찰자가 몰려들었고, 나는 보수적인 금액을 써냈던 탓에 낙찰받지 못했다.

솔직히 말하면, 그 날은 좀 속상했다. 경매는 분석과 전략의 게임이라고 생각했는데, 때론 운과 용기, 타이밍이 더 중요하다는 걸 처음으로 배웠다.

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 실패에서 내가 무엇을 가져왔느냐다.


🔍 ‘낙찰 실패’는 데이터를 남긴다

입찰에서 떨어졌지만, 나는 큰 선물을 얻었다.

입찰서 분석 → 경쟁자 수 → 낙찰가 → 실거주자 유무 → 추후 전세 시세 흐름까지, 그 물건은 내게 훌륭한 학습 재료가 됐다.

특히 내 입찰금액과 실제 낙찰금액의 차이를 기록해두면, 지역별 낙찰가율 감각이 생긴다.

세 번째 유찰에서 80%에 입찰한 내가 밀렸다면, 그 지역의 실질적 바닥가는 이미 그 이상이라는 이야기.

그 한 번의 실패로 인해 나는 오히려 많은걸 배웠다.


🧭 실패는 기준을 정리해준다

실패 덕분에 나는 ‘내가 어떤 물건을 원하는지’를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.

그전까지는 입지와 구조만 봤지만, 이후에는 주변 단지의 단기 회전율, 전세 시세, 수리비 여유 범위, 단지 내 경쟁 요소까지 체크하게 됐다.

경매는 욕심과 타협하는 싸움이다. 한 번 실패하고 나면 내 ‘기준선’이 생기고, 다음부터는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.

그건 어쩌면, ‘작은 낙찰 1건’보다 더 큰 자산일지도 모른다.